요즘 거리에서 교복 치마를 짧게 줄여 입고, 화장을 한 여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 그 아이들의 손에는 늘 핸드폰이 쥐어져 있지요. 학교 안에서도 아이들은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화장을 하고, 수업 시간에도 몰래 어딘가로 문자메세지를 보내곤 합니다. "선생님이 너희들의 예쁜 손에 있는 그 조그마한 거울만도 못한 수업을 해서 미안하구나. 다음부터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재미있는 수업을 하도록 노력할게." 아이들도 자신들이 중독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핸드폰과 화장품 중독'에 관한 '욕'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핸드폰을 만지고 화장을 하는 것이 귀여운 장난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중독입니다. 매일같이 화장을 하는 저희 반 학생 한 명에게 물었습니다.

필자 : ○○이가 화장을 안 하게만 할 수 있다면 선생님이 무슨 일이라도 할텐데.
학생 : 선생님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중독인가봐요.

수업 시간에 가끔씩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선생님은 화장품에 들어 있는 지독한 방부제와 온갖 몹쓸 화학 약품이 너희들의 피부로 속으로 들어가는 게 너무 싫단다."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도'가 아니라 '치료'입니다.

그래도 화장을 하는 학생들은 소수입니다. 핸드폰의 경우 문제는 훨씬 심각합니다. 밝고 착한 학생들도 핸드폰을 잃어버리게 되면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수업 중에 핸드폰을 만지다가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들은 대개 압수하셔서 하루 정도 보관해 두십니다. 그 시간동안 아이들은 고통스러워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불안해 하고, 어떤 아이들은 매우 흥분해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도 핸드폰만큼은 최신형입니다. 삼십만원이 없어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생의 손에도 오십만원짜리 폰이 쥐어져 있습니다. TV에 새로운 폰이 등장하면 곧 학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독이며, 교사의 지도보다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런 상태입니다.

출처 : 데일리코스메틱

자, 이제 욕을 시작하겠습니다. 도대체 누가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인지, 이제는 눈감고 지켜볼 단계가 아닙니다. 물질 만능주의, 외모 지상주의, 이런 것들, 결코 우리 아이들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은 희생자, 피해자입니다. 고급차를 타는 것이 행복의 상징인 것처럼 여기는 못난 어른들이 만든, 얼굴만 예쁜 여고생들을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만들어 돈을 버는 못난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용해서 부모들의 지갑만 열면 그만인 못난 어른들이 만든 것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핸드폰을 찍어내는 우리 나라의 기업들, 예쁜 광고 모델을 채용해서, 신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을 따르는 것인냥 아이들을 유혹합니다. 전화기를 팔면 그만입니다. 심지어는 학생들에게 화장품을 강매하는 미친 어른들도 이 땅에 존재하십니다. 아이들이야 어찌 되건 말건. 물론 학교와 저의 교사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학교가 즐거운 곳이고, 수업이 재미있는 일이라면 아이들의 눈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을테니까요.

아이들이 가엾습니다. 어른들에게 착취만 당하니까요. 학원에 다니느라, 성적을 올리느라 노동력을 착취 당합니다. 그들의 관심이 무엇이건 국어, 영어, 수학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합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핸드폰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라야 하고, 그 명분을 위해서는, 역시 그들의 관심과 상관 없이 국어, 영어, 수학입니다. 일본에서는 핸드폰 중독에 대한 제도적인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가엾은 우리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이제는 우리도 움직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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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9 핸드폰과 화장품의 노예가 되어가는 우리 아이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