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어의 소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대로 소리를 낼 줄 알면 영어를 배우는 데에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언어의 본질이 바로 소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가르치는 방법은 자꾸 듣고 따라서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낱낱의 발음 기호를 익혀 나가는 방법보다는 원어민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듣고 따라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모국어인 우리말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말에 없는 소리들, 이를테면 /f/, /v/, /θ/, /ð/와 같은 소리들은 자칫 /ㅍ/, /ㅂ/, /ㄸ/, /ㄷ/과 같이 우리말 소리 중 가까운 것으로 오인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Thank you!'를 '땡큐!'라고 발음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나중에는 고치기 힘들어 지는 수가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플래시 자료는 특정 음가들을 정확하게 소리내는 방법을 가르칠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자료의 출처는 미국의 아이오와 대학교(The University of Iowa)인데요, 이 학교는 아이오와 주립 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와는 다른 학교입니다.

자료를 사용하시려면 음성학 용어를 좀 알아두셔야 합니다. 음성학 용어가 성가시게 느껴지신다면 자음(consonants)의 성대의 떨림(voice)을 선택하신 후에 유성음(voice)와 무성음(voiceless)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음성학 용어에 대한 설명은 글 맨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프로그램 소개

애니메이션 모드 (Animation with sound)

이 수업 자료는 두 가지 모드로 제공됩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것은 애니메이션 모드(Animation mode)입니다. 'Play' 버튼을 클릭하면 입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소리를 들려줍니다.

화면 우측에 어떤 여성분의 입 사진이 나와있는데, 그 아래 버튼을 클릭하면 그 분의 실제로 소리를 내줍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단어들을 클릭하면 그 소리가 처음으로 소리날 때, 단어의 중간에 있을 때, 단어의 끝에 올 때에 따라서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구분동작 모드 (Step-by-step Description)

화면 하단의 두 라디오 버튼 중 두 번째 것을 누르면 구분동작 모드(Step-by-step mode)가 적용됩니다. 화면 중앙의 '▶'를 클릭하면 다음 동작으로 넘어갑니다. 입모양 아래에는 소리 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이제 다음의 연결고리를 따라 이 프로그램을 직접 사용해 보십시오.

 

부록: 음성학 용어 정리

아래는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음성학 용어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음 (소리 내는 방법에 따른 구분)
 stop 파열음 공기를 터트리면서 내는 소리 p, b, t, d, k, g
 fricative 마찰음 공기가 좁은 곳을 지나며 내는 소리 f, v, θ, ð, s, z, ʃ, ʒ, h
 affricate 파찰음 파열음과 마찰음의 성격을
모두 가진 소리
tʃ, dʒ
 nasal 비음 공기를 코로 내보내면서 내는 소리 m, n, ŋ
 liquid 유음 혀와 잇몸이 붙은 곳의 양쪽 틈으로
공기를 내보내면서 내는 소리
l, r
 glide 활음 반모음과 같은 소리 w, j
 자음 (소리 나는 위치에 따른 구분)
 bilabial 양순음 두 입술을 붙였다가 떼면서 내는 소리 p, b, m, w
 labio-dental 순치음 입술과 치아를 붙였다가 떼면서
내는 소리
f, v
 lingua-dental 설치음 혀와 치아를 붙였다가 떼면서
내는 소리
θ, ð
 lingua-alveolar 치경음 혀와 잇몸을 붙였다가 떼면서
내는 소리
t, d, s, z, tʃ, dʒ, n, l
 lingua-palatal 구개음 혀와 입천장을 붙였다가 떼면서
내는 소리
ʃ, ʒ, r, j
 lingua-velar 연구개음 혀 안쪽과 입천장 안쪽을 붙였다가
떼면서 내는 소리
k, g, ŋ
 glottal 성문음 목구멍을 통해 흘러나오는 공기가
만드는 소리
h
 자음 (성대의 떨림 여부에 의한 구분)
 voiced 유성음 성대 떨리면서 나는 소리 b, d, g, v, ð, z, ʒ, dʒ, m, n, ŋ, l, r, w, j
 voiceless 무성음 성대 떨리지 않고 나는 소리 p, t, k, f, θ, s, ʃ, h, tʃ
 모음 (소리 나는 위치에 따른 구분)
 front 전설모음 혀 앞쪽에서 나는 모음 i, ɪ, e, ɛ, æ, a
 central 중설모음 혀와 입천장쪽에서 나는 모음 ʌ, ə
 back 후설모음 혀 뒤쪽에서 나는 모음 o, ɔ, u, ʊ

,

우리는 번역가가 될 것도 아니었으면서 수많은 영어 글을 번역해 왔습니다. 독해를 한다는 것은 영어에 익숙해지는 좋은 방법이지만, 소리는 무시한 채 문자로 된 영어에만 집중한 나머지 우리는 기형적인 영어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자는 소리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인데, 그것이 목적인 것처럼 우리는 영어를 배웠습니다. 읽기 공부는 소리를 듣고 소리를 내는 것과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지원하고, 미국의 방송 위원회가 운영하는 VOA(Voice of America; 미국의 목소리)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미국의 정책과 뉴스를 전하는 것이 목적인 이 사이트는 Special English라는 영어 교육을 위한 페이지를 제공합니다.

클릭하시면 VOA Special English로 이동합니다.

좌측의 메뉴를 보면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핵심이 되는 부분은 Find a Story에 있는 기사들인데, 주제별 또는 프로그램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클릭하시면 해당 기사로 이동합니다.

각 기사의 우측 상단에는 해당 기사문을 원어민이 읽어서 녹음한 MP3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달려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 소리와 병행한 독해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클릭하시면 Words and Their Stories로 이동합니다.

프로그램별 찾기에서 Words and Their Stories(말과 이야기)를 선택하시면 특정 단어와 표현의 유래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찾을 수 있는데, 이 역시 소리 파일과 함께 제공되므로 좋은 읽기 자료가 됩니다.

 

클릭하시면 단어장으로 이동합니다.

독해에 필요한 단어를 모은 단어장(Our Word Book)도 제공됩니다. 영영사전식으로 간단하게 풀이되어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클릭하시면 라디오 방송 편성표로 이동합니다,

주요 프로그램들의 라디오 방송 편성표입니다. 방송 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이다 보니 이러한 편성표가 존재합니다. 프로그램의 제목을 선택하시면 지난 방송 내용을 청취하실 수 있고, 대본도 제공됩니다.

 

VOANews.com에 가 보시면 소개드린 것 외에도 이것 저것 볼 것이 많습니다. 소리와 함께 하는 읽기 자료를 찾으신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

영어의 시작은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낼 수 있는 소리만을 듣고 구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우리 교육은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그들에게 단어 하나 하나는 소리와 의미가 담긴 문자의 조합이 아닌, 그저 의미만 담긴 기호와 같은 것입니다.

영어에는 /f/나 /θ/와 같이 우리말에 없는 소리들도 있고, 음절이 구분되는 규칙 또한 우리말의 언어 체계와 많이 달라서 소리내기에 대한 연습이 모든 영어 공부보다 앞서야합니다. 여기에서는 효과적인 소리내기 연습을 위한 좋은 학습 자료를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글은 네이버의 Collins Cobuild 영영사전에서 중요도 5에서 2까지의 6,000 여 단어를 참고로 작성하였습니다.

역시 영어 발음의 최대 난관은,

  1. 우리말에 없는 자음 소리들,
  2. 우리말과 완전히 다른 음절 구분 체계

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두가지를 한 번에 극복하는 좋은 방법으로, 저는 1음절로 된 단어를 가지고 소리를 연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나의 음절은 초성(onset), 중성(nucleus), 종성(coda)로 구성되어 있고, 중성과 종성을 합쳐서 라임(rhyme)이라고 부릅니다. 'hat', 'sat'과 같이 초성만 다르고 라임이 같은 단어의 쌍을 최소대립쌍(minimal pair)이라고 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발음 학습에 큰 도움이 됩니다.

최소대립쌍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초성을 위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총 55가지가 가능합니다. 이외에 'pn' 등과 같이 더 가능한 것들이 있지만, 기본 어휘 6,000개 내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므로 배제합니다. 이 표에서 주의할 것은 'q'입니다. 'q'는 반드시 뒤에 'u'를 동반하여 'quit', 'queen'과 같은 단어를 만듭니다. 이제는 이 초성들과 만나 1음절의 단어를 만들어 낼 라임들을 정리합니다.

가능한 라임은 총 541종입니다. 55종의 초성과 조합한 후, 단어 목록에서 유효한 1음절 단어만 조사한 결과 총 1,646개의 단어가 나타났습니다. 이 중, 4개 이상의 최소대립쌍이 나타나는 154개의 라임에 대해서 1,064 단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차후에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 수업자료와 수업안을 만들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체계를 사용하는 우리가 영어의 음절 체계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글은 초성(聲, onset), 중성(中聲, nucleus), 종성(終聲, coda)을 한 글자에 모두 담을 수 있어서 글자수와 음절수가 완전히 일치합니다. 즉, 우리는 글자의 개수가 소리의 개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영어의 원시적인 음절 체계를 이해하는 데에 상당한 악영향을 줍니다. 영어는 글자수보다는 모음의 개수에 음절의 수가 좌우되는데, 그것도 완전한 일치가 아니라 더욱 골치가 아픕니다.

우리가 영어를 어렵게 느끼는 것은 단지 어순의 문제라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 그들의 말을 들을 수조차 없는 이유는 이 음절 체계의 차이입니다.

현재 저는 6천여 개의 단어를 가지고 음절을 구분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단어들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Collins Cobuild 영영사전에서 별 두 개 이상의 중요도를 가진 것들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컴퓨터에게 영어의 음절 규칙을 논리적으로 기술해 주어야만 했고, 여기에서는 그 규칙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초성에 관한 규칙: Rules of the onset

한글의 초성 위치에는 자음 하나만 올 수 있습니다. '감'에서 'ㄱ', '놈'에서 'ㄴ'처럼요. 그래서 'school'라는 1음절의 단어를 '스쿨'이라고 2음절로 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억지로 한글에 끼워맞춘다면 오른쪽의 그림에서 보이는 이상한 글자가 됩니다. 영어의 초성에는 최대 3개의 자음이 올 수 있어서 다음과 같은 단어들이 1음절로 소리납니다.

school, screen, split, spring, strike, throw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1글자 초성 20종, 2글자 초성 28종, 3글자 초성은 6종이 있어 영어의 초성은 총 54종입니다.

 

2. 중성에 관한 규칙: Rules of the nucleus

중성에는 우리말과 같이 모음만 올 수 있습니다. 역시 중성에도 두 개 이상의 모음이 나타날 수 있고, 이 경우 하나의 음절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school'에서도 모음 'o'가 두 개 연달아 등장하며, 'queen'과 같이 세 개의 모음이 하나의 음절을 만듭니다. 조합이 가능한 중성의 종류는 총 36종이나 됩니다.

문제는 이 뿐이 아닙니다. 영어의 모음은 기본적으로 'a', 'e', 'i', 'o', 'u'인데, 자음으로 분류되는 'y', 'w', 'l'이 가끔씩 모음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중에 특히 'y'는 자음보다 모음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면서도 자음입니다. 'yes'의 'y'와 'long'의 'l'은 초성 자음이지만, 'cycle'에서의 'y'와 'l'은 각각의 음절에서 중성에 위치하게 됩니다. 'win'의 'w' 역시 초성 자음이지만, 'low'에서 'w'는 'o'와 함께 중성의 자리에서 모음의 소리를 냅니다.

거기다가 단어의 마지막 자리에 위치하는 'e'는 모음이 아닌 것으로 처리합니다. 'like'는 'i'와 'e', 두 개의 모음이 나타나지만 1음절의 단어이고 'e'는 모음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앞자리의 'i'가 긴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줄 뿐이죠. 'like'를 초성과 중성, 그리고 종성으로 구분하면 'l(초성) + i(중성) + ke(종성)'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외적인 규칙까지 있어서 프로그래밍에 더욱 어려움이 있습니다. 앞서 두 개 이상의 모음이 나와도 하나의 중성으로 처리한다고 하였습니다. '열(熱)'을 의미하는 'heat'에서 'ea'는 하나의 중성이 되어 이 단어를 1음절로 소리나게 하지만, '창조하다'라는 뜻의 'create'에서 'e'와 'a'는 각각 분리되어 2음절의 단어로 만듭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 동사의 명사형인 'creature'에서는 다시 하나의 중성으로 취급한다는 것이죠. '기도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동사 'pray'가 파생하는 두 가지 명사 '기도', '기도하는 사람'은 둘 다 모양이 'prayer'입니다. 그러나 전자는 1음절, 후자는 2음절이 되어 'prayㆍer'로 발음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보다도 더욱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각각의 중성이 그 때 그 때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음절의 개수를 나누는 데에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지만 소리를 내고, 소리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a'가 낼 수 있는 음은 'fat', 'lake', 'park', 'ball'에서처럼 다양합니다. 'team', 'bear' 역시 같은 모양의 중성을 사용하지만 다르게 발음해야 하는 단어들입니다.

 

3. 종성에 관한 규칙: Rules of the coda

종성 역시 초성과 마찬가지로 자음들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종성에는 무려 4개의 자음도 올 수 있어 'length'같은 1음절의 단어도 있고, 어처구니 없게도 모음 'e'가 종성의 일부가 되어 'forced'의 'rced'도 하나의 종성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종성은 현재 99종을 조사했는데, 찾아보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영어 교사이지만, 영어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우리 나라의 영어 교육에 반대합니다. 영어는 학문이 아니라 문화이고 생활입니다. 소리를 내어 의사를 전달하고, 소리를 듣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글자를 보고 뜻을 이해하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막상 이 글을 쓰고 보니 제 뜻을 제가 거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학생들에게 소리를 제대로 내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